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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나님 앞에 성도를 견고히 세우라!
작성자 관리자(jjhjjh) 등록일자 2021-11-07 오전 11:50:46
조회 853

코로나시대의 목회적 돌봄 (4)1)
하나님 앞에 성도를 견고히 세우라!

코로나 시대 목회돌봄의 성패는 ‘내용(contents)’에 달려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문화의 확산은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지만, 그중에 가장 중대한 변화는 모든 기존 형식(form)과 틀(framework)을 재구성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형식과 틀은 최소화하며, 내용 자체의 소통과 전달이 결정적으로 중요해지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일례로 현재 쿠팡이츠, 배달의민족 등 일부 온라인 배달업체에 의해 주도되는 온라인 배달문화를 생각해 보자. 이 배달문화는 음식문화를 포함한 다양한 문화현상에 변화를 주었다. 음식점 주인이나 배달원을 비롯한 그 누구와도 대면하지 않고, 그 어떤 인격 대 인격의 접촉도 없이 소비자는 원하는 음식을 탁자 위에서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이 문화현상은 단지 음식문화뿐만 아니라 종교를 포함한 코로나 시대 모든 문화현상의 단면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 현상에서 기존의 유통형식이나 틀은 전혀 새롭게 구성된다. 소비자의 식탁에 음식이 전달되는데 있어 모든 유통형식은 최대한 간소화된다. 모든 것은 음식의 맛과 질, 그 자체에 의해 결정된다. 나머지는 부차적인 것이 된다.

유사한 현상이 비대면 시대에 교회 안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교회에서 그동안 금과옥조처럼 여겨졌던 전통적 형식과 틀이 큰 의미를 가질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주일예배를 일례로 생각해 보자. 여태까지 해온, 주일이 되면 교회에 나가기 위해 격식을 갖춘 복장착용, 이동, 오고 가는 시간의 투자 등은 모두 생략된다. 이 모든 투자를 가능하게 하는 의지의 발동도 생략된다. 그저 단정한 차림으로 화면 앞에서 머무르면 된다. 이날 예배의 성패는 예배에 흐르는 영성적 힘, 설교자를 통한 하나님의 말씀, 이에 반응하는 성도 자신의 내적상태와 이로부터 연유하는 예배순서의 반응으로 결정된다. 그동안 주일예배에서 소중히 여겨졌던 형식과 틀은 모두 단순화되고, 그야말로 예배에 흐르는 영성과 그 안의 설교의 내용(contents)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 그만큼 설교자를 통해 선포되는 하나님 말씀이 대면상황보다 더욱 중요해진다. 설교주제, 주제에 담긴 내용, 내용을 전달하는 진정성, 화면 앞에 와있는 성도를 잡아당기는 흡입력 등이 이전보다 더욱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형식의 비중이 줄어든 대신에 예배에 담겨있는 내용 –영성적 집중력, 설교의 내용 등 – 이 결정적으로 중요해진다.

내용 자체의 중요성은 예배뿐만 아니라 목회 흐름 전반으로 확대된다. 소위 목회자의 막연한 권위나 경건의 모양 등 거룩한 외적 형식이 가져다주는 종교문화로는 신실한 목회돌봄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생기게 된다. 기도회, 양육과 훈련 프로그램 등 교회 전반의 사역에서 경건의 모양에 상응하는 높은 수준의 질을 확보해야 한다.

사실 경건의 모양보다 내용이 더욱 중요해지는 흐름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율법주의에 포로 된 유대교의 껍질을 벗고, 하나님 자신과 그분의 나라를 추구하도록 인도한 예수님의 복음운동 자체가 이미 형식보다는 담긴 내용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었다. 예수 그리스도 그분이 신앙을 물리적 공간, 시간적 제한으로부터 해방하여 성령의 인도가 임하시는 그 순간, 즉 하나님의 ‘때(kairos)’의 개념으로 축을 이전시키셨다.2) 유대인들은 경건을 ‘성전’과 그 안에서 드리는 특정한 시간에 특정한 방식으로 드리는 예배로 제한하였다. 그러나 예수님은 예배에서 참된 예배자가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때’가 더욱 중요함을 역설하셨다. 예수님의 공생애는 이렇게 율법주의에 포로 된 유대교에 만연해 있던 전통의 틀과 형식으로부터 해방하여,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는 그리스도인 자신의 삶의 내용으로 전환하신 것이다. 성전이 특정한 장소가 아니라 하나님 자녀의 몸으로 이해함으로써 이 내용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었다. 사도적 신앙과 이를 이어받은 종교개혁 전통은 사실 형식과 내용, 틀과 속 알맹이 중에서 종교가 경직되면 나타나는 전자가 재고되고, 복음 자체에 담긴 후자를 강조한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이런 면에서 코로나19 시대가 강제적으로 요구하는, 형식과 틀의 간소화와 내용의 중요성은 이제 그야말로 복음 자체의 능력과 진정성으로 인간 영혼과 승부를 보아야 하는 시대로 교회와 성도를 이끌어 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위로와 치유목양에서 ‘하나님 앞’에 존재를 세워주는 목양으로
필자는 앞에서 코로나19를 돌파해 나가는 가장 큰 힘은, 교회의 근간이자 본질인 성삼위일체 하나님 자신이 자기 백성을 위해서 일하시는데 있다고 말했다. 만일 이 시기에 교회가 정말 힘들다면 이는 교회가 경건의 모양과 형식에 안주한 결과이며, 또 다른 한편으로는 목회돌봄의 부차적이고 비본질적인 사역에 과도하게 몰입되어 하나님의 현존(presence) 자체가 성도들에게 약하게 드러나는데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시대의 목회돌봄은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이 잃어버린 하나님을 되찾도록 안내하며, 하나님 앞에 견고하게 세워주는데 있다고 볼 수 있다. 

사실 코로나19는 워낙 갑작스럽고 세차게 닥친 범지구적 재앙이기에, 이 상황에 의해 고통을 당하고 있는 사람들의 수와 범위는 무척 광범위하다. 코로나에 의한 전염병 환자는 말할것도 없고, 경제적 침체에 따른 실업, 실직, 기업도산 등의 고통을 당하는 사람들까지 그 고통의 깊이와 넓이와 높이는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이것은 분명히 눈에 보이는 현상이다. 그렇기에 목회자는 재난에 의한 직간접적 희생자들인 성도들에 대한 위로, 격려 그리고 회복된 삶에의 소망에 목회돌봄의 초점을 두어야 한다. 목회자의 목회돌봄은 당연히 이런 위로와 격려와 소망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하지만 거기에 너무 오래 머무르면 안 된다. 만일 그렇게 한다면, 그 목회자는 지금 울고 있는 아이에게 계속 젖병을 빨게 하는 정도의 돌봄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지금의 현상을 보는 방식, 하나님이 일하시는 큰 틀, 하나님의 섭리에 대한 내적 확신을 말해 주고 난 뒤에 공동체는 본질로 파고 들어가야 한다. 즉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을 하나님의 현존하심 앞에 확고히 세워주는 작업을 하는 것이다. 설교를 통해 끊임없이 하나님이 지금 어떤 일을 하고 계시는지를 비춰 보여주어야 하고, 여태까지 다소 느슨해졌던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되도록 성도를 하나님 앞에 세워주어야 한다. 양육과 훈련, 성경공부 등을 통해서 하나님의 손길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이런 면에서 코로나19 시대는 다양한 양육과 훈련, 성경공부 프로그램을 온라인을 통해 더욱 풍성히 하고, 성도들을 이 은혜의 장으로 초대하여야 한다.

필자는 이런 목회돌봄의 일환으로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5개월 정도는 코로나19라는 새로운 상황을 현상학적으로 보는 기독교적 세계관을 습득하도록 한 뒤에, 신앙의 본질이 되는 하나님 자신을 붙잡고 씨름하도록 성도를 독려하는 설교를 하였다. 2021년에는 복음의 본질에 천착하기 위해 주일 사도행전강해와 아침 로마서강해를 병행하고 있다. 교인들의 시각이 코로나19 시기에 신앙의 깊은 샘물을 마시겠다는 의욕이 강해서인지, 큰 어려움 없이 이 재앙의 시기를 성도 개인과 공동체가 잘 견디며 헤쳐나가고 있다. 인간의 모든 죄악이 하나님을 잃어버리고 떠난 데서 비롯되었듯이, 인간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은 다른 부차적인 것보다 인간 자신이 잃어버린 하나님을 되찾으며, 하나님 앞에 다시 세워지는 데서 비롯된다. 코로나 상황은이 단순하고, 본질적 것의 중요성을 더욱 확실
하게 보여주었다.

결론
지금까지 필자는 총 4회에 걸쳐 코로나 시대의 목회돌봄에 대해 살펴보았다. 어찌보면 지극히 당연하고 일반적이며 상식적인 목회돌봄에 대한 논지였다. 하지만 우리는 당연한 것이 더 이상 당연하지 않으며, 상식적인 것이 더 이상 상식이 아닌 기이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이는 교회의 목회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정도(正道)가 어리석은 것이 되고, 사도(邪道)가 지혜가 된 이치가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 안에서도 버젓이 자행된다. 이런 세대의 흐름에서 목회돌봄을 통해, 교회의 본질이신 하나님 자신을 추구하는 것은 만만치 않은 도전이 되었다. 하지만 필자는 하나님이 진정 살아계시며, 그분이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하나님일 뿐만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시요, 오늘도 성령을 통해 하나님의 사람들 속에서 일하신다면, 본질을 추구하는 목회는 반드시 교회의 토대를 견고
히 하면서 이 코로나시대에도 교회를 다시 일으키는 기본 목회돌봄이 되리라 확신한다. 하나님은 온 땅을 두루 감찰하사 전심을 자신에게 향하는 자를 위하여 능력을 베푸시기 때문이다(대하 16:9).

 


1) 이 원고는 2021년 <목회상담학회&목회상담협회> 춘계학술발표회에서 주제발표한 내용을 편집한 것입니다. 이번호까지 총 4회로 나눠 게재 하였습니다.
2) “…이 산에서도 말고 예루살렘에서도 말고 너희가 아버지께 예배할 때가 이르리라(요 4:21v). “아버지께 참되게 예배하는 자들은 영과 진리로 예배할 때가 오나니 곧 이 때라. 아버지께서는 자기에게 이렇게 예배하는 자들을 찾으시느니라” (요 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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