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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현숙자 개인전
작성자 관리자(jjhjjh) 등록일자 2022-06-17 오전 11:18:40
조회 511






내가 기억하는 엄마는 항상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스튜디오에는 소, 여인, 꽃, 안개낀 소양강, 창에서 항상 보이던 봉의산이 작은 스케치북에서  내 키보다 큰 캔버스 위에 가득 매워졌다. 엄마의 그림 속의 꽃들은 멋부리지 않고 날씬한 몸매와 영롱한 색으로 현혹하기 보다는 소박하다. 작은 붓자국들이 모여서 어느새 꽃잎이 되고 잎사귀가 되고 나무가 되고 숲이 된다. 엄마의 붓 자국들이 잔잔히 꽃잎으로 구름으로 모양을 만들어가며 보는 나의 눈을 채워준다 “백합화를 생각하여 보라 실도 만들지 않고 짜지도 아니하느니라 그러나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솔로몬의 모든 영광으로도 입은 것이 이 꽃 하나만큼 훌륭하지 못하였느니라 (눅 12:27)”  

20여년전 그동안 익숙했던 자신의 틀을 깨고 어느새 당신의 삶의 중심에 가득 찬 예수님의 모습을 표현하려고 날개짓을 시작했다. 꽃을 그리던 소박하게 쌓아올린 붓자국들이 이제는 예수님의 얼굴을 만들고, 포도주 통에 채워지는 물이 되고, 승천하는 예수님을 바라보는 여인의 옷자락이 되었다  “다만 너희는 그의 나라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런 것들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눅 12:31)”  

말씀처럼 주님이 만드신 자연과 문명의 모습을 넘어서 다만 주님의 나라를 표현하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희미하게 보이던 예수님의 얼굴이 점점 뚜렷해지고 예수님의 생애를 파노라마 처럼 펼치기 시작한 것을 최근 그림들을 통해서 보게 된다. 예수님은 물론이고 제자들과 주위사람들의 모습이 낯설지 않고 집 앞에서 만난 사람 같은 정겨움이 있다. 그리고 사진처럼 자세히 그려지지 않아도 그 순간의 분위기를 색과 붓 자국의 움직임으로 보여주는 작가의 스타일도 여전히 보인다

오랜만에 최근작을 보여주기로 용기 낸 엄마를 응원한다. 70년이 가까이 되는 작가의 그림세계가 다시 한번 이번 전시를 통해서 나누어지고 앞으로 더욱 주님의 나라를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시니라” (잠 16:9) 앞장서 엄마의 걸음을 인도하신 주님께 감사한다   딸 김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