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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조선일보(2022.10.15일자 기사) [원본링크] - https://chosun.app.link/plU3UhfLdub
‘우리에게 근대 문화는 어떻게 왔을까?’
개신교 교단 연합 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대표회장 류영모 목사)은
지난 10월 5~7일 이런 의문을 품고 서울과 지역의 개신교 근대문화유산을 순례했다.
각각 장로교와 감리교의 모(母)교회인 서울 새문안교회와 정동제일교회를 시작으로
전주와 광주, 대구의 ‘미션 스테이션’(선교 기지)을 순례했다.
3·1운동 당시 일제가 기독교인을 학살한 제암교회, 최초로 영어 성경이 한국에 전해진 충남 서천 마량진도 방문했다.
7회에 걸쳐 순례기를 싣는다. /편집자
*순례기 더 보기: https://www.chosun.com/people/gim-hansoo/
1887년 언더우드 선교사가 창립...한국 장로교 ‘어머니 교회’
서울 새문안교회 역사관 앞에선 이상학 담임목사, 한교총 대표회장 류영모 목사, 서원석 장로(오른쪽부터). 왼쪽은 언더우드 선교사, 오른쪽은 첫 예배당 사진. /김한수 기자
“저희 교회 연표는 한국 근대사 주요 사건과 함께 교회사를 나란히 적고 있습니다.
한국 근대사에서 개신교의 역할을 함께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지요.”
지난 5일 오전 서울 새문안교회 1층 역사관. 한교총 순례단을 안내한 서원석 장로는 이렇게 설명했다.
그가 가리키는 연표엔 가운데 연도를 적은 세로줄을 경계로 좌우에 ‘근대사’와 ‘교회사’가 나란히 적혀 있었다.
왼쪽엔 ‘105인 사건’ ‘3·1운동 시작’ ‘상해임시정부 수립’ ‘조선어학회 사건’ ‘태평양전쟁 발발’ 등 근대사 주요 사건이 적혀 있었다.
오른쪽 ‘교회사’ 부분엔 ‘구약성경 완역 발간’ ‘한국교회 3·1운동 주도’ 등 사건과 장로교 교단 분화의 역사도 적혀 있었다.
이 연표는 새문안교회가 한국 장로교의 ‘어머니 교회’임을 보여주는 상징물처럼 느껴졌다.
새문안교회 역사관에 전시된 세례수기(아래)와 성찬접시(위). 세례수기는 특히 1922년부터 2019년까지 계속 사용됐다고 한다. /김한수 기자
최초의 조직교회...장로-堂會 통해 근대적 代議제도 도입
알려진 대로 새문안교회는 한국 최초의 ‘조직교회’다.
1885년 한국에 도착한 언더우드(1859~1916)는 1887년 자신의 집에서 신자 14명과 예배를 드리고 2명을 장로로 선출함으로써 교회 조직을 갖췄던 것이다.
장로를 뽑아 당회(堂會)를 조직했다는 것은 단순히 교회 하나가 생겼다는 것과는 다른 의미이다.
교인들의 대표인 장로가 목회자와 함께 교회의 주요 사안을 결정하는 근대식 대의(代議) 제도가 도입됐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16세기 스코틀랜드 장로교에서 시작된 장로 즉 대의제도는 개별 교회의 당회와 지역 단위 조직인 노회(老會) 그리고 총회(總會)로 동심원을 넓혀간다.
또 장로의 자격은 왕족, 귀족, 평민 구분이 없이 평등했다. 스코틀랜드 장로교의 대의제도는 잉글랜드를 거쳐 신대륙 그리고 미국 선교사에 의해 한국에 전해졌고 새문안교회에 최초로 도입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정치제도로서 대의 민주주의가 도입되기 전에 교회에서 먼저 이뤄졌던 셈이다.
새문안교회의 1910년대 당회록. '회장 원두우(언더우드), 서기 김규식'이라고 적힌 페이지가 펼쳐져 있다. /김한수 기자
새문안교회 역사관은 한국 개신교의 첫 모습을 볼 수 있는 전시물들이 즐비하다.
언더우드 선교사의 순회전도 여행가방, 한영문법책, 1910~1914년 당회록 등이 관람객을 맞는다.
세례용 성수(聖水)를 담는 그릇인 세례 수기(水器)도 전시돼 있는데,
이 그릇은 새문안교회 2대 담임목사인 차재명 목사 때인 1922년부터 2019년 현 7대 이상학 목사 때까지
1세기 가까이 사용되다가 불과 3년 전 ‘퇴임’한 것이다.
100년 전의 귀한 물건이 박물관에 소장·전시된 경우는 많다.
그러나 그 물건이 100년 가까이 끊임없이 계속 사용된다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지난 100년간 이 교회에서 세례 받은 모든 교인이 세례수기에 담긴 성수로 세례를 했다는 점을 생각하니 뜻깊게 보였다.
전시물 중 1912년 당회록에는 ‘회장 원두우, 서기 김규식’이란 이름이 적힌 페이지가 펼쳐져 있다.
‘서기 김규식’은 독립운동가 김규식이다. 김규식 뿐 아니라 안창호 최현배 등이 새문안 출신이다.
새문안교회 역사관 연표. 연도별 세로축을 경계로 왼쪽엔 일반 역사, 오른쪽엔 교회의 역사가 기록돼 있다. /김한수 기자
개신교 선교 초기의 다양한 시도도 볼 수 있다.
1889년엔 ‘상여(喪輿)전도’가 있었다고 한다. 별세한 교인의 상여를 메고 장지까지 운구하면서 찬송가를 불러 장례행렬을 구경하는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알렸다는 것.
1894년엔 최초의 악보 찬송가집 ‘찬양가’를 편찬해 사용했으며, 1913년엔 찬양대를 창설하고, 1922년엔 교회 내 음악가들이 중심이 돼 연악회(硏樂會)라는 음악단체를 결성해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새문안교회 역사관에선 ‘새문안교회 애국가’ 악보도 눈길을 끌었다.
1896년 고종 생일을 맞아 새문안교회 성도들이 축하예배를 드릴 때 만들어 불렀던 노래라고 한다.
‘높으신 상주님(하나님), 자비론(자비로운) 상주님 긍휼히 보소서, 이 나라 이 땅을 지켜주옵시고, 오 주여 이 나라를 보우하소서’라는 가사의 이 노래는 발표 당시엔 ‘황제탄신 경축가’로 불렸다고 한다.
새문안교회 역사관엔 개신교 역사뿐 아니라 천주교의 전래와 박해에 대한 설명도 있어 눈길을 끈다.
새문안교회 역사관은 지난 2019년 교회가 새 건물을 완공하면서 1층 80평 공간에 들어섰다.
터치스크린, 인형 등 다양한 전시기법을 통해 한국 개신교의 첫 모습을 만날 수 있다.
매주 화~일요일 오전 10시~오후 5시 개관하며 교회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예약하면 해설 서비스도 들을 수 있다.
글과 사진=김한수 종교전문기자 GoodNews paper ⓒ 조선일보(www.chosun.com)
[원본링크] - https://chosun.app.link/plU3UhfLdub
※ 위 기사는 조선일보의 허락을 받아 원문그대로 소개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