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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나님은 사랑이시라. 주님의 사랑으로 행하라!” - 2025년 표어설명 -
작성자 관리자(jjhjjh) 등록일자 2025-01-05 오전 8:35:50
조회 63

“하나님은 사랑이시라. 주님의 사랑으로 행하라!” - 2025년 표어설명 -

2024년 한 해 새문안교회는 하나님의 사랑 안에 거(居)하는 법을 연습했습니다. 하나님의 사랑 안에 거한다는 것은 세상의 본질과 형질이 하나님의 사랑이니, 그 세상 속에 초대되어 살고 있는 내 인생의 본질도 하나님의 사랑이라는 대전제하에 살아가는 법을 깨치는 것을 말합니다.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초대받은 인생이기에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하나님께 사랑받는 사람이요, 하나님의 사랑으로 엮어져 가는 인생입니다. 이는 세계관과 인생관의 대전환을 뜻합니다. 세상이 하나님의 사랑으로 창조되었듯이, 그 세상에 초대받은 내 인생도 하나님의 사랑으로 엮어져 가며, 내 인생길에는 두렵거나 불안해하거나 염려할 그 무엇이 없습니다. 스탠리 하우어워스의 말처럼 그리스도인은 결핍에 시달리는 인생을 살지 않는다고 믿는 백성들입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하나님께 사랑받는 사람은 이제 어떻게 인생을 살아가야 할까요? 두말할 것도 없이 받은 사랑을 흘러 보내는 사람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그것이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백성을 정하시고 택하시고, 부르시고 사랑해 주신 목적입니다. 질문이 나옵니다. 우리는 과연 그렇게 살 수 있을까요? 끊임없이 뺏고 빼앗기고, 쟁투하며 각축하는 정글 같고 전쟁터 같은 세상에서 그것이 가능할까요? “사랑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은 도덕적, 윤리적 정언명령입니다. 하지만 살아야 한다는 것과 살 수 있다는 것은 전혀 다른 얘기입니다. 사랑하며 살 수 없는 인생이라면 사랑하며 살아야 한다는 명령은 존재의 폭력이 됩니다. 반대로 사랑하며 살 수 있는 인생인데 사랑하며 살지 않는다면 이는 무책임한 인생이 되는 것이고, 사랑하며 살 때의 참 행복을 잃어버린 어리석은 삶이 될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가능합니다. 창조주요 구원자인 하나님은 할 수 없는 것을 하라고 명령하시는 법이 없습니다. 그분은 항상 무엇인가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고, 자기 백성을 그 자리에 초대하십니다. 인생은 치열한 경쟁과 싸움이 난무하는 전쟁터나 정글이 아니고 하나님의 은혜로 엮어져 가는 선물입니다. 하나님의 능력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사역이 이를 가능케 해주셨습니다. 그렇기에 우리 그리스도인은 이 인생을 선물로 누리면서 살아갈 수 있습니다. 바로 그렇기에 이제는 선물로 받은 인생을 다른 누군가와 나누며 사는 ‘선물의 삶’ 또한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이 선물의 삶을 기독교 신앙에서는 사랑, 자비, 긍휼이라는 남에게 베푸는 삶이라고 표현합니다. 

모든 그리스도인의 표상이요, 달려갈 목표가 되는 예수님은 공생애 동안에 우리가 어떻게 선물의 삶을 살 수 있는지 몸소 보여주셨습니다. 특히 안식일을 대하시는 모습에서 이 선물의 삶은 역력히 드러납니다. 예수님 당시에 안식일은 ‘무엇을 하면 안되는 날’이었습니다. 안식일 계명을 거룩하게 지키겠다는 명목하에 39가지 노동금지조항을 만들어 놓고 백성들을 이 규칙의 틀 안에 가두었습니다. 이 날에는 바느질해서도 안되고, 무거운 물건을 들고 다녀도 안되고, 불을 피워도 안되고, 500m 이상 거리는 걸어 다녀도 안됩니다. 사람이 죽어가도 치료를 할 수 없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을 거룩하게 경외하는 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나님 경외와 사랑이라는 명목하에 생명 존중이 설 자리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의도적으로 안식일에 병자를 치유하는 행위를 하셨습니다 (요 4장, 요 9장, 막 3장 등). 안식일은 무엇을 하지 못하는 날이 아니라 생명을 살리는 날이요, 생명이 살아나는 날이요, 새로운 창조역사가 일어나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도대체 당신이 무슨 권위로 이렇게 하느냐?”는 사람들의 도전에 대해 “내 아버지께서 이제까지 일하시니 나도 일한다”고 대답하셨습니다 (요 5:17). 안식일에도 성부 하나님은 공중의 새를 먹이고, 들의 백합화를 자라게 하시고, 새로운 생명이 잉태되고 출산하게 일하신다는 뜻입니다. 성부 하나님은 안식일에도 이렇게 생명역사를 이뤄가시니 그의 백성 된 우리가 그 생명을 보듬고 살리고 돌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는 말입니다. 

예수님은 당신의 모든 사역을 이 생명을 살리고 돌보는 관점에서 진행하셨습니다.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 간음하다 붙잡힌 여인에 대한 대처, 목자 없는 양같이 유리하는 이스라엘 백성을 보시고 창자가 끊어지는 것 같이 느끼신 것은 바로 이 생명사역, 즉 누군가를 위해 당신의 인생을 선물로 주는 삶과 관련된 것이었습니다. 

2025년은 새문안교회가 바로 이 선물의 삶을 연습하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내게 순전히 은혜로 주신 이 삶을 자기 자신을 위해 꽁꽁 싸매어 놓지 말고, 시간과 에너지와 물질과 재능을 다른 누군가와 나누는 삶, 예수 그리스도의 뜨거운 심장을 나의 심장과 파이프라인으로 이어 공유하는 삶을 연습하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교회가 갈수록 갈등과 대립과 분열로 치닫는 이 사회의 촉매제가 되고 화해자가 되어, 사랑의 사도로 살면서 이 세상을 따스하게 만드는 새문안 교우들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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